2009년 10월 11일 일요일

PIFF - 전장속의 일기

어제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남포동에서 영화를 한 편 보고 왔다.

인터넷 예매는 진작에 해놨었고 혹시나 날짜를 까먹지나 않을까 우려했었는데 다행히 제날짜에 생각이나서 무사히 영화를 보게 됐다.

PIFF에서 영화를 고를 때는 한국영화 이외에는 늘 그랬듯이 모르는 영화가 대부분이므로 간단한 줄거리와 내 뛰어난...;; 직감을 믿고 선택을 하는 편이다. 어제 본 영화도 베트남 전쟁이 소재라는 간단한 정보만 가지고 고른 영화였다. 문득 생각난건데 나 전쟁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는것 같다. 대부분의 전쟁영화는 나오자마자 극장에서 보고... 국제영화제 그 많은 영화중에 전쟁 한 마디보고 바로 영화선택한거보면...OTL 난 극도의 평화주의자인데 어..어째서..?

 

남포동은 영화제때마다 늘 그랬듯이 부산사람, 타지인, 외국인들이 발디딜 틈도 없이 넘쳐나고 간이 무대에서는 아마츄어 댄스팀이나 가수들이 공연을 하고 있었다. 뭐, 나름 뭐... 그런데 솔직히 부산외대(?) 춤추는 애들 너무 별로여뜸. 미안요~ 그런데 진짜 별로여뜸. -_-;

 

현장판매는 대영시네마에서 하고 인터넷 모바일 예매는 부산 시너스 극장에서 표를 바꿔주던데 자원봉사자들이 친절하고 신속하게 일처리 해줘서 만족.

 

영화 혼자 보러갈 때는 꼭 먹을 걸 사들고 가지만 오늘의 컨셉은 '나는 내 인생을 사랑해. 난 영화와 예술을 사랑하지. 그런데 요즘 돌아가는 세태는 마음에 안들어. 손나 난 고상해. 잘났어. 내가 최곤것 같아. 난 고독하지만 영화를 사랑하고 인생을 고뇌하는 젊은이지' 였으므로 우아하게 영화보는 내내 팔짱끼고 정자세로 영화보는 모습을 연출했다는...그러나 현실은 아무도 나에게 관심없음. ㅋㅋㅋㅋ 아, 혼자서도 잘 노니까 나는....ㅎㅎㅎ

 

'전장속의 일기'라는 베트남 영화. 아마도 내가 처음보는 베트남 영화이지 싶은데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미군이 우연히 베트남 여의사의 일기를 발견하고 간직하고 있다가 삼십 몇  년 만에 원래 가족에게 전해줬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그러니까 베트남판 안네의 일기같은 느낌이다. 일기를 발견한 미군은 전쟁이 끝난 후에 미국으로 돌아가서 그 일기를 번역해 가족들에게도 읽게하고 일기를 소중히 가지고 있으면서 스스로는 전쟁이 남긴 트라우마와 죄책감에 시달리는데... 일기에는 의사로서, 한 여자로서 끔찍하고 참혹한 전쟁을 겪으면서 느낀 진솔한 감정들이 담겨있는데 일기내용을 바탕으로 전쟁 당시의 베트남 상황을 회상하는 식으로 보여준다. 물론 감동적인 스토리이긴 한데 영화보는 내내 느꼈던 솔직한 감상은 연출과 연기가 좀 촌스럽다는 거였다. 내가 너무 미국식, 혹은 미국화된 한국식에 길들여져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는데 연기를 연출하듯 하는 연기자들을 보면서 순간 순간 몰입이 안되고... 미국배우들... 당신들 특히 반성하쇼...OTL 물론 일기가 주요 소재라는건 알겠는데 영화 전반부에 흐르는 지나치게 많은 내레이션들은 주제를 전달하는데 너무 직접적으로 표현한 감이 없지않나싶어 아쉬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제일 실망했던건 전쟁영화의 스펙타클한 장면이 거의 없다는거...;; 관객들의 높아질대로 높아진 눈에는 좀 심심한듯한 전쟁연출 때문이었다.

 

썩 훌륭한 영화라고는 생각안하지만 그래도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면 그 나라 사람들의 생각과 정서, 가치관을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으니까 그런 점에선 충분히 만족.

 

그런데 오늘 한 여덟살 쯤 되보이는 딸래미 데리고 온 아저씨...ㅠㅠ 제발 극장에선 에티켓 좀~~~~ 제발~~~ 계속 종알종알~ 부시럭부시럭~ 팝콘 먹는 소리 쩝쩝... 아삭아삭... 앞자리 뒷자리 왔다갔다... 아, 젠장... 나 오늘 컨셉 고상, 우아 아니였으면 아저씨 딸래미랑 한 판 했을듯...! 평소에 무신경하기 그지 없다 못해 둔한 내가 오늘은 바늘 끝같이 신경이 바짝 곤두서서 짜증게이지 폭발하기 직전이었음요~ 아우~ 신경질~ 신경질~~~ 으~~~~~

 

암튼 나름 재밌지만 어딘가 살짝 모자랐던 영화 전장속의 일기, 영어 원제는 Don't burn. 네이버에서 구한 사진으로 마무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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